[단독]<인터뷰> 파레스 "트럼프 탁월한 협상가…테이블 치워놓고 시작"
- 기사입력2016/05/16 10:15 송고
출처/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6/05/16/0200000000AKR20160516000700071.HTML?input=1179m

"트럼프, 한국에 애정…가장 좋은 우방이자 형제애 나눈 나라로 인식"
(워싱턴=연합뉴스) 노효동 특파원 = "트럼프는 고립주의자(isolationist)가 아닙니다. 미국의 이익을 최우선시하는 기능주의자(functionalist)입니다."
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로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의 외교 담당 보좌역인 왈리드 파레스(58) 미국 BAU 국제대학 부총장은 트럼프의 세계관을 이렇게 한마디로 정리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자신의 집무실에서 가진 연합뉴스·연합뉴스TV와의 단독 인터뷰에서다. 단순히 대외 개입을 자제하고 국내로 눈을 돌린다는 관점이 아니라, 미국에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대외 관계의 틀을 '리셋'(재설정)하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선거캠프가 한국 언론 인터뷰에 응한 것은 국가기간뉴스통신사인 연합뉴스와의 이번 인터뷰가 처음이다.

대외 관계의 밑그림을 다시 그리려는 트럼프의 핵심 수단은 '협상'이다.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곧바로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들의 정상과 테이블에 앉아 대화하고 필요할 경우 '협상가'로서 밀고 당기기를 하겠다는 것이다. 파레스는 "트럼프는 최고의 협상가"라며 "모든 것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트럼프의 발언이 바뀌지는 않지만 진화하고 있다"며 향후 정책적 유연성의 여지가 있음을 시사했다.
한·미 관계와 한반도 관련 공약도 이런 맥락에서 검토되고 있다. 다만 한국의 경우 트럼프는 "가장 좋은 우방"이자 전쟁을 함께 치르며 형제애를 나눈 국가로 인식하고 있다는 게 파레스의 설명이다. 그는 "트럼프는 한국에 애정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외교안보 참모 가운데 '1순위'로 공개로 지목했던 파레스는 트럼프가 집권할 경우 백악관 국가안보팀의 핵심요직에 기용될 전망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트럼프가 한국을 바라보는 기본적 시각은 어떤가.
▲트럼프는 기본적으로 한·미 동맹을 결코 포기하지 않는 대통령이 되려고 한다. 그러면서 미국과 미국의 동맹에게 국가안보 위협이 되는 국가와 대적할 것이다. 트럼프는 수십 년간 한국인들이 미국을 지지해온 것을 알고 있다. 한국전쟁 기간에는 북한의 위협에 맞서 싸웠으며 베트남전에서는 미군과 함께 참전한 사실을 알고 있다. 또 한국의 군대가 아프가니스탄을 비롯한 여러 지역에 나가있는 것을 안다. 테러리즘과 (북한의) 위협에 맞서 함께 싸운 형제애는 하루아침에 지워질 수 없고 앞으로 계속될 것이다. 한국과 미국의 관계는 수십 년간 존재해온 동반자 관계다. 우리는 이 같은 관계를 더 나은 관계로 만들어가기를 원한다.
--최근 동맹과 관련한 트럼프의 발언으로 한국 내에서 우려가 많다.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은데.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해 집권한다면 한·미 양국 정부가 테이블에 앉을 것이다. 여기서 협상을 하고 논의를 할 것이다. 트럼프는 의회의 말도 들어볼 것이다. 미국 내의 다양한 공동체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일 것이다. 그 중에는 한인사회도 있다. 아울러 (대 한반도 정책과 관련해) 경제와 군사적 측면을 포함해 모든 요소가 고려될 것이다.
--트럼프가 방위비 분담금 문제와 관련해 한국 측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스스로 방어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정확한 의중은 무엇인가.
▲지금은 경선 과정이다. 원칙에 관한 언급을 하고 있을 뿐이다. 전당대회에서 공화당 후보로 공식 지명되면 그 이후부터는 공화당 차원의 정강과 정책이 만들어질 것이다. 지금 얘기하는 원칙은 미국이 홀로 세계를 방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것이 미군을 철수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동맹과 우방들이 부담을 더 지라는 것이다. 트럼프는 미국이 과연 무엇을 해줄 수 있고, 한국은 과연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 일본은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를 살펴볼 것이다. 그러고 나서 트럼프는 협상에 나설 것이다. 그는 탁월한 협상가이다.
--그러나 한국은 이미 매년 9억 달러가 넘는 방위비를 지불하고 있는데.
▲다시 말하지만, 지금은 경선 국면이다. 지금 얘기하는 숫자는 큰 의미가 없다. 그리고 우리는 아직 구체적인 숫자를 갖고 있지 않다. 아마도 한국 정부가 미국 국민에게 투명하게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한국, 일본 이외에 유럽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0)와의 방위비 분담문제도 해결하기를 원한다.

--그렇다면 트럼프가 한국이 방위비를 100% 부담해야 한다고 말한 뜻은 무엇인가.
▲그것은 최대치를 보여준 것이다. 협상가는 최대치를 제시하고 나서 현실적인 협상에 나선다. 지난 수주간 보아왔겠지만, 트럼프의 발언은 바뀌는 것이 아니라 진화하고 있다. 많은 전문가가 트럼프 주변으로 몰려들고 있고 당이 그의 주변으로 단합되고 있다.
--주한미군 철수를 시사하는 발언까지 내놓았다.
▲트럼프는 수십 년간 협상을 해본 경험이 있는 사업가다. 모든 것을 테이블에 올려놓을 것이다. 주한미군 철수는 마지막 시나리오다. 트럼프가 마지막 시나리오에 곧장 뛰어들지 않을 것이다. 미국 국민에게 설명하고 (한국과) 진지한 협상을 할 것이다. 협상가로서의 표현이라고 보면 된다.
--그렇지만 협상이 실패할 경우 검토될 수 있다는 의미 아닌가.
▲우리는 한·미 동맹을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한국이 북한이나 다른 국가로부터 위협을 받는다면 트럼프는 한국을 지키고 지지할 것이다. 한국이나 일본이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스스로 방어하게 만들겠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한국이나 일본이 미군의 현지 주둔에 대해 관심이 없다면 자체적인 군사력을 증강하도록 돕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협상해야 할 대목이다. 트럼프가 말하려는 것은 미국이 무엇을 제공할 수 있고, 한국은 무엇을 제공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고 합의를 끌어내 보려는 것이다. 그래서 모든 것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는 것이다. 합의에 도달할 수 없다면 동맹국들은 스스로의 군사력을 증강해야 한다. 그러나 어떤 일이 일어나도 한국을 버리지는 않을 것이다. 내 생각에는 한·미 양국 간에 좋은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
--북한 문제에 대한 트럼프의 구상은 어떤가.
▲트럼프는 북한이 한국에 위협이 되지 않도록 만들겠다는 단호한 입장을 갖고 있다. 트럼프의 생각은 매우 분명하다. 한반도에서 일어나고 있는 공격적이고 무책임한 북한의 핵위협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것이다. 새로운 정부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위기를 다루는 방식과는 매우 다를 것이다.
--트럼프가 중국을 이용해 북한을 압박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는데, 좀 더 자세히 설명해달라.
▲분명히 중국은 북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우리는 양자와 다자 회의 계기에 중국을 모든 방향에서 압박할 것이다. 북한의 위협은 매우 크고 심각한 것이어서 무역과 경제, 안보와 관련한 중국과의 어떤 협상도 북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합의를 볼 수 없다. 트럼프는 중국에 압박을 가해 주변국들을 위협하지 못하도록 만들 것이다. 북한이 붕괴되거나 오판을 한다면 이는 단순히 한국과 일본에만 영향을 주는 게 아니라 중국에도 엄청난 영향을 준다. 블라디보스톡(러시아)도 마찬가지다. 북한을 압박하는 것은 중국에도 이익이다. 불행히도 오바마 행정부는 그 일을 하지 못했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반드시 해낼 수 있다.
--미국이 중국을 확실히 움직일 수 있는 레버리지(지렛대)가 있느냐.
▲레버리지의 50%는 심리적이고 정치적인 것이다. 불행히도 오바마 행정부는 중국에 대해 최소한의 압박도 가하지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을 적대시해 대결구도로 만들겠다는 게 아니다. 그러나 중국은 미국으로부터 엄청난 이익을 얻고 있다. 중국도 트럼프 행정부의 이 같은 입장을 잘 알고 있으며 아마도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미국 정부의 대북 정책은 당근(대화)과 채찍(압박)을 적절히 병용하는 것인데, 트럼프의 생각은 어떤가.
▲우리는 다르다. 우리는 4단계로 접근할 것이다. 먼저 한국과의 관계를 바로잡고 동맹을 견고하게 만드는 것이다. 둘째로 일본을 비롯한 역내 동맹과의 협력체제를 강화할 것이다. 셋째로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을 압박하도록 할 것이다. 넷째로 북한이 위협적인 행동을 계속할 경우 미국과 동맹들이 '결의'를 보여주는 수순을 밟을 것이다.
--트럼프가 2000년 저서에서 북한 영변 원자로를 정밀타격하겠다는 뜻을 밝혔는데, 지금도 그런가.
▲우리가 위협을 받는다면 행동을 취할 준비가 돼있다. 한국과 일본, 심지어 중국 정상과도 논의할 것이다. 그러나 전략적 계획의 구체적 사항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아직 경선 국면이어서 일정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전략적 의도다. 우리가 전략적 의도를 갖고 있고 그것을 상대방에게 보인다면 이미 싸움의 절반은 승리한 것이다.
--트럼프는 북한 김정은 노동당위원장과 테이블에 마주 앉을 생각이 있나.
▲트럼프는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누구와도 협상할 수 있다는 입장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기본적 원칙이다. 북한 정권이 계속 공격적으로 나온다면 협상할 필요가 없다. 먼저 행동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냉전 기간에도 미국은 소련이 행동을 바꾸기로 결정한다면 미국은 협상할 준비가 돼있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우리는 현재 북한에는 고르바초프(소련을 개혁·개방으로 이끈 정치지도자 미하일 고르바초프 지칭)가 없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핵보유국을 선언한 것을 어떻게 보는가.
▲트럼프는 기본적으로 북한 정권을 독재자가 이끄는 위험한 정권으로 간주하고 있다. 스스로를 핵보유국이라고 선언한 김정은은 비정상적이다. 그런 행동을 하는 사람은 국제사회에 없다. 심지어 이란도 그렇게 하지 않는다. 나는 북한을 상대하면서 상호확증파괴(쌍방의 균형으로 상호 공격 억지력을 유지하는 핵전력)가 있는지 궁금하다. 트럼프 행정부는 김정은의 핵보유국 선언에 대해 겁을 먹지 않을 것이며 소심해지지도 않을 것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지닌 것으로 아는데.
▲트럼프의 입장은 분명하다. 모든 협정에 대해 원점(ground zero)으로 되돌아가고 싶어한다. 협상가이기 때문이다. 라틴어로 '타불라 라자'(tabla raza.빈 테이블) 개념에서 테이블을 완전히 치워놓고 시작하고 싶어한다. 경제분야를 맡고 있지 않아 정확한 정보는 없지만, 트럼프가 미국의 이익을 원하는 것은 분명하다. 한미 FTA는 매우 정직한 협정이 될 것이다. 그러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기 이르다.
--트럼프가 재협상을 하겠다는 뜻인가.
▲우리가 재협상을 얘기할 때는 모든 것을 취소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앉아서 협상을 해봐야 한다. 심지어 나토에 대해서도 재협상하려고 한다. 트럼프는 매우 합리적인 협상가다. 개인사업을 하면서 성취한 모델이 있다. 지금 그것을 정부로 옮겨가려고 하는 것이다. 이 같은 원칙은 나중에 정부의 자료와 관료시스템과 결합이 될 것이고 트럼프는 이를 토대로 협상할 것이다.
--트럼프를 고립주의자라고 평가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나.
▲결코 그렇지 않다. 고립주의라는 것은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바깥 세계를 방치하는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는 고립주의자가 아니다. 개입주의자나 모험주의자도 아니다. 미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앞세울 것이고 그 다음이 동맹과 우방이다. 그러고 나서 국제안보를 다룰 것이다. 단계적으로 가는 것이다. 우리 내부를 잘 다스리지 못하면서 국제안보에 개입하는 것을 트럼프는 비판한다. 트럼프는 미국의 이익을 최우선에 둔 기능주의자다.
트럼프가 미국의 국익을 가장 첫 번째로 중시하지만 '오직' 미국 만의 이익을 생각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미국 경제와 사회, 국가안보가 수차례 침범을 당하면서 많은 실패와 문제점이 발생했다. 이민자의 문제도 단순히 이민의 문제가 아니라 대량 이주라는 차원에서 봐야 한다. 트럼프는 동맹·우방들과의 관계를 재설정하려고 한다. 예를 들어 나토를 재조직하려고 한다. 과거 소련와 맞서기 위해 만들어진 조직이 나토다. 그러나 지금 더이상 소련은 없다. 동아시아를 돌아보면 한국은 미국이 가진 가장 좋은 우방이고 우리는 한국에 군대를 주둔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트럼프가 입장을 정할 것이다. 1945년 미국이 핵무기를 사용한 결정에 대해 미국 사회 내에서는 심한 논쟁이 있다. 매우 역동적인 논쟁이 있으며 트럼프는 이에 대해 입장을 정할 것이다. 태평양 전쟁에서 목숨을 바쳤던 수많은 사람이 있었기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이 히로시마에 가는 것을 사과라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 단순히 미국인뿐만 아니라 2차 세계대전 당시 많은 사람이 고통을 겪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많은 미국인이 이 문제를 둘러싼 논쟁을 끝내기 원한다. 과거에 고통을 겪었던 측면과 논쟁을 끝내고 싶어하는 측면에서 어떤 것이 최선의 입장인지는 지켜봐야 한다.
--트럼프가 한국과 특별한 개인적 인연이 있느냐.
▲트럼프는 전 세계에서 비즈니스를 한다. 한국에서도 비즈니스 차원에서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
rhd@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6/05/16 10:15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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